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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김선철 법률사무소 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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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출석요구 받았을 때 — 피의자 조사 전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우편으로 온 출석요구서 한 장. 대부분 살면서 처음 겪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다음 반응이 이후 석 달을 좌우합니다. 출석요구를 받은 뒤 첫 조사까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한눈에 보기

  • 경찰 출석요구는 유죄 통보가 아니라 "당신 이야기를 듣겠다"는 절차의 시작이다
  • 가장 흔한 실수 세 가지: 무시하기, 준비 없이 가기, 상대방에게 연락하기
  • 조사 전 할 일: 신분(피의자/참고인)·혐의 요지 확인 → 사실관계 시간순 정리 → 자료 보존 → 진술 방향 결정
  • 조사 당일: 사실대로,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피의자신문조서는 끝까지 읽고 서명한다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은 분들의 첫 반응은 대개 비슷합니다. "제가 뭘 잘못했죠?" 당연한 반응입니다. 그러나 이 사무실에서 다룬 사건들을 돌아보면, 결과를 가른 것은 죄명의 무게가 아니라 첫 조사 전에 무엇을 했는가였습니다.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1. 경찰 출석요구, 정확히 무엇인가

출석요구는 수사기관이 사건 관계인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 위해 정해진 날짜에 나와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출석요구서가 우편으로 오기도 하고, 전화나 문자로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내가 피의자인지 참고인인지. 피의자는 혐의를 받는 당사자이고, 참고인은 사건에 관해 아는 것을 진술하는 제3자입니다. 다만 참고인 조사로 시작했다가 피의자 조사로 바뀌는 일도 있으므로, "어떤 사건의, 어떤 신분으로 부르시는 것인지"를 담당 수사관에게 분명히 물어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혐의의 요지. 피의자라면 어떤 죄명으로, 대략 어떤 사실이 문제 되는지 물을 수 있습니다. 고소 사건이라면 고소장 사본을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을 문제 삼는지 모른 채 조사실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불리한 출발입니다.

2. 출석요구를 받고 하지 말아야 할 일 세 가지

무시하지 마세요.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계속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청구될 수 있습니다. 일정이 맞지 않으면 무단으로 빠지지 말고 수사관과 협의해 날짜를 조정하면 됩니다. 조정은 대부분 가능합니다.

준비 없이 가지 마세요. "사실대로만 말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갔다가 기억이 뒤섞인 채 진술하고, 나중에 말을 바꾸게 되면 진술의 신빙성 자체가 흔들립니다. 첫 진술은 이후 모든 절차의 기준점이 됩니다.

상대방에게 연락하지 마세요. 억울한 마음에 고소인에게 "왜 그랬느냐"고 묻거나 사과·합의를 시도하는 순간, 그 연락 자체가 협박·회유·스토킹 등 새로운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과의 접촉은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야 합니다.

3. 피의자 조사 전에 해야 할 일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적으세요.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날짜 단위로 정리합니다.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은 불확실하다고 표시합니다. 이 메모가 조사실에서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닻이 됩니다.

자료를 보존하세요. 문자·카톡·통화기록·이메일·사진·계약서·송금내역을 모아두고, 절대 삭제하지 마세요. 불리해 보이는 자료를 지우는 것은 증거인멸로 평가될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정작 유리한 맥락까지 함께 사라집니다.

진술의 방향을 정하세요. 인정할 것과 다투는 것을 구분하고, 다투는 부분은 어떤 자료로 뒷받침할지 정합니다. 이 단계에서 변호인의 도움이 가장 큽니다. 혐의의 구성요건을 기준으로 "무엇이 쟁점인지"를 잡아야, 조사실에서 쟁점과 무관한 말에 힘을 빼지 않게 됩니다.

4. 경찰 조사 당일 — 진술거부권, 변호인 참여, 조서 열람

조사가 시작되면 수사관은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과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이 권리는 형식적인 것이 아닙니다.

사실대로 말하되,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세요. 추측으로 답하지 마세요. "그랬을 것 같다"는 말은 조서에서 "그랬다"에 가깝게 남습니다.

질문의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그때 화가 나서 그런 거죠?"처럼 전제가 깔린 질문에는, 전제가 틀렸다면 그 부분부터 바로잡습니다.

피의자신문조서는 끝까지 읽으세요. 조사가 끝나면 조서를 열람하게 되는데, 내가 말한 취지와 다르게 적힌 부분은 수정을 요구할 수 있고, 수정되지 않으면 그 취지를 조서에 남길 수 있습니다. 피곤하다고 대충 넘기고 서명하는 순간, 그 문장은 내 말이 됩니다.

변호인 참여를 활용하세요. 피의자는 조사에 변호인을 참여시킬 수 있습니다. 변호인이 옆에 있으면 부당한 질문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조서 정정 과정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은 피의자 신문에 변호인을 참여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제244조의3은 신문 전에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알려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244조는 피의자에게 조서를 열람하게 하고, 이의나 의견을 조서에 기재하도록 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244조, 제244조의3)

5. 첫 조사가 결과를 만든다

이 사무실에서 다룬 스토킹, 준강간·카메라촬영, 통신비밀보호법 사건은 모두 혐의없음 또는 증거불충분 불송치로 끝났습니다. 세 사건의 공통점은 화려한 변론이 아니라, 첫 조사 전에 사실관계의 구조를 먼저 읽어냈다는 점입니다. 고소장이 만들어놓은 말의 틀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무엇이 쟁점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에 정리한 것. 그것이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출석요구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그리고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는, 대체로 당신이 정할 수 있습니다.

체크리스트 — 출석요구를 받았다면

  • 어떤 사건, 어떤 신분(피의자/참고인), 어떤 혐의인지 확인했다
  • 출석 일정을 수사관과 협의했다 (무단 불출석 없음)
  •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메모했다
  • 문자·카톡·통화기록 등 자료를 보존했다 (삭제 금지)
  • 고소인 등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았다
  • 인정할 것과 다툴 것을 구분하고 진술 방향을 정했다

자주 묻는 질문

출석요구서 없이 전화로만 나오라는데, 가야 하나요?
전화·문자로 출석을 요구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다만 응하기 전에 담당 수사관의 소속·이름·사건 내용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해당 경찰서 대표번호로 되걸어 실제 담당자인지 확인하세요. 수사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과 구별하기 위해서입니다.
참고인으로 부른다는데 변호사가 필요한가요?
참고인 조사는 변호인 참여가 법률로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실무상 동행이 허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진술이 나중에 나를 향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조사 전에 상담을 받아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경찰 조사를 미룰 수 있나요?
일정 조정은 대부분 가능합니다. 다만 아무 연락 없이 빠지는 일이 반복되면 체포영장 청구 사유가 될 수 있으니, 반드시 수사관과 협의해 날짜를 정하세요.
다 솔직하게 말해야 하나요, 아니면 말을 아껴야 하나요?
거짓말은 절대 안 됩니다. 다만 "말하지 않을 권리"와 "거짓말"은 다릅니다. 불리해 보이는 사실을 어떻게 진술할지는 조사 전에 변호인과 방향을 정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사가 끝나면 그다음은 어떻게 되나요?
경찰은 수사를 마친 뒤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면 검찰에 송치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송치(혐의없음·증거불충분 등) 결정을 합니다. 결과는 서면으로 통지되며, 불송치 결정에 대해 고소인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