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 비공개 결정은 "처분"이다. 30일 안에 이의신청, 90일 안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 통지문에서 볼 것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의 몇 호를 이유로 들었는가다. 이유가 특정되지 않은 "전부 비공개"는 그 자체로 다툴 여지가 있다
- 비공개 사유는 기관이 입증해야 하고,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떼어내 부분공개해야 한다
- 이의신청은 무료이고 7일 안에 결정된다. 행정소송에서는 법원이 자료를 직접 비공개로 들여다보고 판단한다
- 형사 사건 기록은 정보공개청구와 별도로 "수사서류 열람·복사 신청"이라는 더 빠른 길이 있다
공공기관 안에서 정보가 어떻게 분류되고 보관되는지 지켜본 경험이 있고, 그 뒤 정보공개법 실무서를 쓰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이것이었습니다. "청구는 했는데 비공개가 나왔습니다. 그다음은요?" 비공개 결정의 상당수는 "전부 비공개"로 뭉뚱그려져 있고, 그중 적지 않은 수가 불복 절차에서 부분공개로 바뀝니다.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1. 비공개 통지문, 먼저 무엇을 읽어야 하나
정보공개청구를 받은 기관은 10일 안에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10일을 더 쓸 수 있습니다. 비공개로 결정하면 반드시 문서로 알려야 하는데, 이때 법은 "제9조 제1항의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를 포함한 비공개 이유와 불복 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통지문을 받으면 가장 먼저 찾을 것은 사과 문구가 아니라 "제9조 제1항 제○호"라는 숫자입니다. 숫자가 없거나, 여러 호를 나열만 하고 어느 정보가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 설명이 없다면, 통지 자체가 법이 요구하는 형식을 갖추지 못한 것입니다. 이 점은 이의신청서의 첫 문장이 됩니다.
두 번째로 볼 것은 부분공개 여부입니다. 법은 공개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이 섞여 있고 분리할 수 있으면, 비공개 부분을 제외하고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문서 한 묶음을 통째로 비공개한 통지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가리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청구한 지 20일이 지나도록 아무 결정 통지가 없다면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법은 그 경우에도 바로 불복 절차로 갈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2. 자주 등장하는 비공개 사유 세 가지, 그리고 그 한계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은 비공개할 수 있는 정보를 여덟 가지로 정합니다. 실제 통지문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제4호, 수사·재판 관련 정보. 진행 중인 재판, 수사, 형 집행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되면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정보입니다. 핵심은 "현저히 곤란"입니다. 대법원은 불기소 기록의 공개가 문제 된 사건에서, 제3자의 신상이 담긴 부분은 비공개 대상이지만 수사 의견서나 보고서 같은 자료는 공개로 수사에 구체적인 지장이 생기는지를 개별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수사기록이니까 비공개"라는 통째 거부는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제5호, 의사결정 과정에 있는 정보. 감사, 시험, 입찰, 인사 등과 함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다만 결정이 끝나면 그 사유는 사라집니다. 법은 의사결정 과정이 끝나면 청구인에게 알리도록 하고 있고, 시간이 지나 비공개할 필요가 없어진 정보는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끝난 심사의 자료를 "내부검토 중"이라며 거부하는 통지는 다툴 수 있습니다.
제6호, 개인정보.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되면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입니다. 그러나 이 호에는 예외가 붙어 있습니다. 법령에 따라 열람할 수 있는 정보,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구제를 위해 필요한 정보,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과 직위는 비공개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정보는 가리면 됩니다. 가리고 나머지를 공개하는 것이 법이 정한 원칙입니다.
세 사유 모두에 공통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비공개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은 기관이 입증해야 합니다. 청구인이 "공개해도 지장이 없다"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이 "공개하면 이런 지장이 생긴다"를 구체적으로 보여야 합니다.
3. 1단계, 이의신청: 30일 안에, 무료로, 7일 만에
비공개 결정이나 부분공개 결정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그 기관에 문서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포털(open.go.kr)에서 온라인으로 청구했다면 같은 화면에서 이의신청까지 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들지 않습니다.
이의신청을 받은 기관은 원칙적으로 정보공개심의회를 열어야 하고, 7일 안에 결정해야 합니다. 부득이하면 7일을 더 쓸 수 있습니다. 심의회에는 외부 위원이 참여하기 때문에, 담당 부서가 관행적으로 내린 비공개 결정이 여기서 부분공개로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의신청서에는 세 가지를 씁니다. 첫째, 통지문이 든 비공개 사유의 호를 특정해서 그 요건에 왜 해당하지 않는지를 씁니다. 둘째, 전부 비공개라면 어느 부분을 가리고 공개하면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안합니다. 셋째, 그 정보가 왜 필요한지를 씁니다. 대법원은 청구인의 권리구제 가능성이 공개 여부를 좌우하지 않는다고 보지만, 심의회를 설득하는 데는 필요성이 분명한 글이 힘을 갖습니다.
한 가지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이의신청은 거치지 않아도 됩니다. 법은 이의신청 없이 바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갈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이의신청을 거친 경우에는 그 결과를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다음 단계로 가면 됩니다.
4. 2단계, 행정심판: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80일 안에 청구합니다. 국가기관과 시·도지사의 처분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시·군·구 등 그 밖의 지방자치단체 기관의 처분은 시·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심리합니다. 온라인행정심판(simpan.go.kr)으로 청구할 수 있고 비용은 들지 않습니다.
행정심판의 장점은 처분청이 아닌 제3의 위원회가 판단한다는 점과, 인용 재결이 나오면 기관이 그에 따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비공개 결정을 취소하는 재결이 나오면 기관은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행정심판을 거친 뒤 행정소송으로 가려면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제기합니다.
5. 3단계, 행정소송: 법원이 자료를 직접 들여다본다
행정소송(비공개 결정 취소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안에 제기합니다.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정보공개 소송에는 다른 행정소송에 없는 장치가 하나 있습니다. 재판장은 필요하면 당사자를 참여시키지 않고 문제 된 정보를 비공개로 열람·심사할 수 있습니다. 기관이 "공개하면 지장이 있다"고 주장하는 그 자료를 법원이 직접 보고, 정말 그런지, 가리고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를 판단합니다. 비공개 사유의 입증책임이 기관에 있다는 원칙과 이 장치가 합쳐지면, "통째로 비공개"는 법정에서 버티기 어렵습니다. 승소하면 기관은 판결에 따라 해당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6. 형사 사건이라면, 두 갈래 길이 있다
고소를 당했거나 고소를 한 분들이 정보공개청구를 떠올리는 것은 대개 수사기록 때문입니다. 이때는 정보공개청구와 별도로 수사서류 열람·복사 신청이라는 절차가 있습니다. 경찰수사규칙에 따라 피의자와 변호인은 본인이 진술한 부분과 본인이 제출한 서류를 신청할 수 있고, 고소장은 피의자의 혐의사실 부분에 한해 열람할 수 있습니다. 불송치 결정이 난 뒤에는 기록의 전부나 일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열람·복사 신청이 더 빠르고 범위도 넓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먼저 열람·복사를 신청하고, 거부되거나 범위가 좁으면 정보공개청구로 다시 요구한 뒤, 비공개 결정이 나오면 위의 세 단계로 다투는 순서를 권합니다. 지난 칼럼에서 "고소장 사본을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씀드린 것이 바로 이 흐름입니다.
7. 숫자 세 개만 기억하면 됩니다
20일, 30일, 90일. 청구 후 20일이 지나도록 답이 없으면 불복할 수 있고,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이의신청, 90일 안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입니다. 비공개 결정은 기관의 최종 판단이 아니라, 반박을 기다리는 첫 번째 답변입니다.
체크리스트 — 비공개 통지문을 받았다면
- 통지문에 제9조 제1항의 몇 호가 적혀 있는지, 정보별로 이유가 특정되어 있는지 확인했다
- 통지를 받은 날짜를 적어 두고 30일(이의신청)과 90일(행정심판·소송) 기한을 달력에 표시했다
- 가리고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부분공개를 요구할 범위를 정리했다
- 의사결정이 이미 끝났거나 시간이 지나 비공개 필요성이 사라졌는지 확인했다
- 형사 사건 기록이라면 수사서류 열람·복사 신청을 먼저 했는지 확인했다
- 이의신청서에 비공개 사유별 반박, 부분공개 제안, 필요성을 나누어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