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김선철 법률사무소 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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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놓아주는 연습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법률 문제 뒤에 숨은 더 큰 아픔을 발견하곤 합니다. 스토킹 고소장을 작성하면서, 이혼 소송을 준비하면서,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하면서, 저는 법률가로서 할 수 있는 말만 했습니다. "증거를 확보하세요", "녹음을 해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재산분할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그런데 서류를 정리하고 혼자 남은 사무실에서,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따로 있었다는 걸 깨닫곤 했습니다.

"당신은, 그 사람 없이도 괜찮은 사람입니다."

사랑과 집착은 종이 한 장 차이처럼 보이지만, 제가 보기엔 뿌리부터 다른 것 같습니다. 사랑은 상대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고, 집착은 상대를 통해 내 불안을 해소하려는 것이 아닐까요. 사랑은 상대에게 날개를 달아주지만, 집착은 모르는 사이 새장을 만들어갑니다. 그 새장은 결국 둘 다를 가둡니다.

"저 사람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아요." 의뢰인들이 그렇게 말할 때마다, 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 말이 사랑의 깊이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미 관계가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일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상대는 당신의 구원자가 아닙니다. 당신을 완성시켜줄 마지막 퍼즐 조각도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 집착 뒤에는 깊은 상처와 불안이 있을 때가 많습니다. 버림받을까 봐, 혼자 남겨질까 봐, 내가 충분하지 않을까 봐. 그 두려움이 상대를 더 세게 붙잡게 만들고, 역설적이게도 관계는 더 빨리 무너져갑니다.

부디, 당신 자신을 먼저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혼자서도 온전한 한 사람이 되는 연습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그래야 비로소 건강하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붙잡지 않아도 머물고 싶은 사람, 묶지 않아도 돌아오는 사람, 그런 관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그때는 드리지 못했던 이 말을, 이제라도 조심스레 전합니다.

당신은 혼자서도 충분히 빛나는 사람입니다. 그걸 당신 스스로 믿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