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김선철 법률사무소 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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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더 용기를 냈어야 했는데

무혐의 결정을 받고 기뻐하시는 의뢰인을 보며 마음 한편이 무거웠습니다. 사실 저는 이 사건에서 더 강하게 주장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건은 단순해 보였습니다. 직장 내 갈등 상황에서 발생한 명예훼손 고소였고, 저는 의뢰인이 실제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무혐의 처분이 나왔으니까요.

하지만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저 '혐의가 없음'을 증명하는 데 그쳤을 뿐, 의뢰인이 겪었던 고통과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대변하지는 못했다는 것을요.

국정원에서 일할 때는 정확한 사실 판단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감정은 배제하고 객관적인 증거와 논리로 상황을 분석하는 것이 제 역할이었죠. 다시 변호사로 일하게 된 후에도 그 습관이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변호사는 단순히 사실을 증명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의뢰인의 목소리가 되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무혐의를 받았어도 그 과정에서 의뢰인이 겪었던 정신적 고통, 직장에서의 어려움, 가족의 걱정... 이 모든 것들을 더 강하게 주장했어야 했습니다.

의뢰인은 만족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그때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다음에는, 다음 의뢰인에게는 더 나은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법정에서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의뢰인의 마음을 함께 들어드리는 것. 그것이 진정한 변호사의 역할이 아닐까요.